✅ 지난 22일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어요.
✅ 에어매트에 떨어진 2명이 사망해 논란이 일고 있어요.
✅ 스프링클러가 없어서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와요.
19명 사상자 낸 부천 호텔 화재
지난 22일 저녁 7시 37분쯤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9층짜리 호텔에서 🔥불이 났어요. 소방당국은 건물 내 CCTV를 확보해 확인한 결과 7층에 있는 810호 객실 안에서 처음 연기가 복도 쪽으로 새어 나오기 시작했어요. 이 연기는 810호에 투숙했던 A 씨가 방에서 나온 지 2분 정도 지난 뒤에 보였다는데요. A 씨는 810호에 들어갔다가 에어컨 쪽에서 소리와 함께 탄 냄새가 나자 호텔 직원에게 말한 뒤, 6층으로 방을 바꿨다고 해요. 이 과정에서 810호의 출입문은 복도 쪽으로 열려 있었고, 연기는 83초 만에 7층 복도를 가득 채웠어요.
소방당국은 A 씨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810호에 설치돼 있던 벽걸이형 에어컨 누전으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소방 관계자는 에어컨에서 시작된 불이 소파와 침대에 옮겨붙으면서 빠르게 불이 번진 것으로 보고 있어요. 이 사고로 12명이 연기 흡입 등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7명이 사망했어요. 그런데 소방관들이 건물 밖에 설치해 놓은 에어매트로 떨어진 남녀 2명이 목숨을 잃는 상황이 벌어졌어요. 숨진 과정이 아직까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고 있어서 논란이에요.
에어매트는 왜 뒤집혔나?
당시 현장에 도착한 부천소방서 🚒대원들은 가로 7.5m, 세로 4.5m, 높이 3m 크기의 에어매트를 설치했고요. 에어매트의 무게는 공기를 주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126kg 정도로 알려졌어요. 화염과 연기가 호텔 안을 뒤덮자, 유독가스 때문에 객실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던 7층 객실에서 남녀 2명이 에어매트로 몸을 던졌는데요. 먼저 떨어진 여성이 에어매트의 가운데가 아닌 가장자리 쪽으로 떨어졌고, 에어매트가 반동에 의해 반대쪽이 들리면서 하늘을 향해 서 버리는 상황이 벌어졌어요. 그런데 여성의 상태를 미처 확인해 볼 겨를도 없이 몇 초 뒤, 남성이 뛰어내렸는데 안타깝게도 매트가 아닌 바닥으로 추락한 거죠. 큰 충격을 받은 두 사람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어요.
소방관들이 설치한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렸지만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하면서 에어매트의 사용과 안정성을 두고 논란이에요. 먼저 이번 화재 현장에서 ‘에어매트가 고정되지 않았다’, ‘누군가가 잡고 있어야 했던 거 아니냐’라는 지적에 나왔는데요. 이에 대해 소방당국과 전문가들은 에어매트는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쉽게 뒤집히지 않도록 설계돼 있고, 그렇기 때문에 굳이 소방관들이 모서리를 잡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며, 고정할 곳이 없는 건물 밖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서 고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어요.
한편, 일선 소방관들은 현재 에어매트로 사람들을 구조할 때 표준 매뉴얼 없이 제품별로 제각각인 매뉴얼을 숙지해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소방청은 오는 9월까지 실험 및 전문가 자문을 통해 공기안전매트 안전 사용 통합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했어요.
스프링클러만 있었다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에어메트로 인한 사망자 외에 나머지 5명의 사망자에 대해서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밝혔어요. 그래서 💧스프링클러만 작동됐다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거란 지적이 나오는데요. 안타깝게도 불이 난 호텔은 20년 전인 2003년에 준공돼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에요. 관련 법이 개정됐지만, 2018년에 지어진 6층 이상 호텔이나 여관부터 설치 의무가 있고,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는 소급 적용이 안돼요. 스프링클러는 초기 화재 진화에 큰 역할을 하지만 노후 건물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설치를 강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인데요. 숙박시설에 대한 화재는 지난 5년간(2019~2023년) 해마다 400건 가까이 발생했고, 인명 피해(사망자 32명, 부상자 355명)도 적지 않은 만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해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