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6.7원까지 치솟았어요.
✅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선 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이후 세 번째예요.
✅ 대외 불확실성과 정치적 혼란이 금융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어요.
15년 만에 최고가
비상계엄 사태 후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릴레이’ 탄핵으로 환율이 요동치고 있는데요.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 27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달러당 1,486.7원까지 📈치솟았어요. 전 거래일 주간 종가와 비교하면 21.9원 높아진 건데요. 고가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3월16일(1,488.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의 최고치예요.
이날 환율은 1,467.5원으로 출발해 개장 15분 뒤 1,470원을 뚫고 계속 오름폭을 키워 1,480원, 1,485원으로 고공행진 했는데요. 이후 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가 시장에 풀리고,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승 압력이 완화해 오후 3시 30분 개장가와 동일한 1,467.5원에서 주간 거래를 마쳤어요.
🔎 위안화 강세로 환율 상승 압력이 완화되는 이유가 뭔가요?
▪️ 한국은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위안화 강세는 원화도 안정적이고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만들어요. 또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 약세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원화 가치 하락)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기기도 해요.
외환위기, 금융위기 다음은?
환율이 1,480원을 돌파하며 1,500원에도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국내 기업들은 🚨비상에 걸렸는데요. 올해 초 1,300원대 환율을 염두에 두고 경영 계획을 세웠는데 갑작스레 환율이 1,500원 가까이 뛰어 원자재 가격만 10%씩은 더 내야 하는 상황이 찾아왔기 때문이에요.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많은 중소기업의 구조상,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 구매 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많이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버티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산업연구원은 실질실효환율*이 10% 하락(환율 상승)하면 대규모기업집단의 영업 이익률이 0.29%포인트(p)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했어요. 보통 환율이 오르면 수출 대기업의 경우엔 이익이 크게 늘어나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최근 국내 대기업 상당수는 미국으로 제조업체를 옮겨 환율이 🌀요동칠수록 영향을 크게 받는 상황이에요. 또한, 큰 금액의 선(先)투자를 한 탓에 환율이 오르면 채무 부담도 커져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곳도 적지 않아요.
* 실질실효환율: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환율
악순환에 갇힌 한국 경제
환율 쇼크에 가까운 외환시장 💥충격으로 국내 주식시장도 하락 마감했는데요. 코스피는 2,400선까지 추락하며 2008년 이후 16년 만에 6개월 연속 월말 종가 기준 하락을 코앞에 뒀어요. 지난 40년간 코스피가 6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까지 총 세 차례에 불과한데요. 환율이 1,500원대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어요. 일각에서는 과거 위기 상황과 마찬가지로 환율 상승 → 주식시장 하락 → 투자 심리 위축이라는 악순환이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요.
환율이 1,450원을 넘긴 건 변동환율제가 도입된 이후 외환위기, 금융위기 두 차례에 불과한데요. 국내 금융시장이 한국 경제의 역대 최악 수준에 버금가는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어요. 국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맞이하게 될 2025년, 무엇보다 안정적인 경제 운영과 국내 금융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한 대응이 중요할 것으로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