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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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년 만에 사라지는 이것

✅ KT가 다음 달 15일에 ‘115전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어요.
✅ 국내에서는 1885년 한성정보총국이 서울~인천 간 첫 전보를 보냈어요. 
✅ 최초의 한글 전신 부호는 ‘국문자모 호마타법’이에요.

‘115전보 서비스’ 종료할게요

지금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지만 불과 100여 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는데요. 그 당시에도 💌급한 소식을 전할 때 사용했던 방법이 있어요! 바로 ‘전보’ 서비스! 그런데 한때 가장 빠른 통신수단이었던 전보가 13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어요. 현재 전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T가 다음 달 15일로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혔기 때문. KT는 “통신 시장 환경변화로 전보 이용량이 매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면서 “누적 적자 증가로 더 이상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는데요. 

다만, 전보를 대체할 수 있는 유사 서비스는 남아있어요. 우정사업본부에서 전보처럼 오프라인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경조 카드 서비스’, 메시지와 돈을 같이 보내는 전신환 서비스인 ‘경조금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거든요. KT도 서비스 종료 안내문에서 “우체국 대체 서비스를 이용해 달라”고 공지했다고. 

‘전보’가 뭐G?

1929년 전보 ‘경성-나주’, 1964년 전보 ‘문경-서울’ / 출처 : 이세훈 근대통신박물관

‘전보’는 알리려고 하는 정보를, 전기통신설비를 사용해 전하는 통신수단인데요. 우편보다 메시지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어 19~20세기 주요 통신수단으로 활용됐어요. 전보는 전기통신설비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우편과는 다르며, 음성이 아닌 기록된 문자 등을 배달하는 점에서 전화와도 다른데요. 발신자가 관할 우체국에 전화로 메시지를 부르면 가입전신(텔렉스)으로 수신자 인근 우체국에 전달했고, 사환이 이를 배달하는 방식으로 전달됐다고. 전보는 글자가 추가될수록➕ 돈이 더 들었기 때문에 ‘축승진’, ‘부친위독’ 등 최소한의 줄임말로 보내는 게 특징인데요. ‘부친상경’은 ‘아버지가 너 만나러 서울로 가신다’는 뜻이고요. ‘조부사망급래’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빨리 고향으로 내려와라’는 말이에요. 

KT ‘115전보 서비스’ 국내전보 축하, 위로, 조문카드 / 출처 : KT

국내에서는 1885년 한성전보총국이 서울~인천 간 첫 전보를 보냈고, 광복 이후에는 체신부와 한국전기통신공사(KT 전신)로 서비스가 이관돼 역사를 이어왔는데요. 1990년대부터는 전자우편(이메일)과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 이용량이 급격히 줄었고, 2010년대부터는 경축용이나 선물용으로 명맥을 유지해 왔어요. 그리고 다음 달 15일, 13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거예요.

최초의 한글 전신 부호는?

사원님! ‘따따따 따~따~따~ 따따따’ 이게 뭔지 알겠어요? 바로, 영화 ‘엑시트’에서 조난자들이 SOS 신호를 보낼 때 쓴 모스부호인데요. 실제로 구급상황에서 모스부호로 🆘구조 요청을 보내서 기적적으로 살아나는 경우도 있어요. 지난해 말 영국 웨일스에서 90세 노인이 주차장 진입로에서 미끄러져 엉덩이뼈 골절상을 당했는데 자동차 경적 모스부호로 도움을 요청해 구조됐다고.

모스부호는 미국인 새뮤얼 모스가 만든 전신부호인데요. 짧은 발신 전류(점)와 긴 발신 전류(선)를 조합해 알파벳과 숫자를 표현할 수 있어요. 한글로 만들어진 모스부호도 있는데요. 김학우가 자음과 모음을 짧은 점과 긴 점의 두 가지 기호를 조합해서 만든 것으로, ‘국문자모 호마타법’이라고 불러요. 이는 최초의 한글 전신 부호인데요. 1888년(고종 25년) 5월에 제정된 우리나라 최초의 전신 법규인 ‘전보장정(電報章程)’에 규정되어 있다고!

혹시 사원님들 중에 전보를 이용해 본 적 있는 분도 계실까요? 아마 대부분은 들어본 적은 있어도 이용한 적은 없을 것 같은데요. 138년 동안 다양한 소식을 전했던 전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고 하니까 왠지 아쉬운 마음도 드네요. (알지 과장 : 이렇게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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