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을 지나 드디어 선선한 가을이에요! 가을엔 왜 이리 맛있는 게 많고 옷도 한두 벌 더 있어야 할 것 같은지 모르겠어요. (😲누가 내 얘기 써 놨어?) 또 여러분의 고민을 말해볼까요? 바로 돈을 모으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겠죠. 하지만 왕초보 재테크 하면 14F 아니겠어요? 왜 돈을 모아야 하는지부터 생각해 봅시다. 오늘은 우리의 재테크 마인드 셋을 도와줄 신영증권의 박소연 이사님을 모셨어요. 애널리스트이자 얼마 전 〈딸아, 돈 공부 절대 미루지 마라〉라는 지나칠 수 없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셨는데요. 먼저 박소연 이사님의 책상부터 살펴볼까요?
그동안 돈 나가는 일만 있고 도통 모으지 못했다면 주목해 주세요! ‘돈 공부’가 무엇인지부터 왜 해야 하는지까지 마음부터 굳게 먹고 우리 돈 모아봅시다! 박소연 이사님의 인터뷰 지금 시작합니다!
14F 구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에서 투자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박소연입니다. 주식시장이나 금융시장을 분석해서 의견을 내는 애널리스트라고 소개하면 조금 편하게 이해가 되실 수도 있겠네요.
애널리스트인데 작가가 되셨어요.
책 출간의 특별한 이유가 있으시다면요?
제가 스물한 살 때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그때 엄마는 마흔여섯이었고요. 아주 어린 나이는 아니었지만, 10개월 만에 암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셨거든요. 저는 그때 사람이라는 것은 굉장히 나약한 존재구나, 죽음이 결코 멀리 있지 않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딸이 하나, 아들이 하나 있는데,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미리미리 정리해두면 좋지 않을까 생각도 했고요. 그래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꼭 기억하고 실천했으면 하는 부분들을 정리했어요. 제가 애널리스트 생활을 오래 하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제적인 부분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것도 있을 거예요.
이미 투자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시거나, 경제와 금융 지식이 해박하신 분들은 크게 도움이 안 되실 거예요. 이제 막 재테크와 경제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20~30대 분들께 추천하고 싶어요. 부끄럽지만 제가 사회 초년생 때 실수했던 것들이나 여러가지 창피한 에피소드들도 다 가감 없이 실어두었어요. 솔직하고 진솔하게 썼으니 잘 읽히실 거라 생각해요.
책에서도 강조하신 ‘마흔’이라는 나이는
어떤 의미에서 중요한가요?
제가 40대 후반으로 접어들고 있는데, 40대부터는 신체적으로 서서히 노화가 찾아오는 것을 느끼게 돼요. 노안이 찾아오고, 피부에 주름도 간간이 발견되고 건강검진을 하면 예전에 없던 것들이 하나둘 발견되기도 해요. 이렇게 아직 늙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젊지는 않은 나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되죠.
그래서 누구나 40대에는 내가 만약 더 이상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되나? 나를 지켜줄 수 있는건 뭐지?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데요. 20~30대에는 월급이 들어오면 그 안에서 생활하면 되었지만, 40~50대에는 월급이 끊겼을 때 나를 보호해 줄 ‘자산’의 중요성을 처음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아요. 30대부터 미리미리 준비해야 해요.
재무제표로 비유하자면 20~30대에는 버는 안에서 쓰고 과소비하지 않고 이익을 남겨 저축을 한다는 차원에서 ‘손익계산서’가 중요하고요. 40~50대에는 모아놓은 자산과 부채를 표시하는 ‘대차대조표’ 관점에서 인생을 보게 되죠. 그리고 60~70대에는 노동을 할 수 없는 시기이기 때문에 매일매일 현금흐름을 발생시킬 수 있는 연금이나 오피스텔 같은 것이 중요해지는데 이것은 ‘현금흐름표’에 비유할 수 있어요. 저는 지금 마흔 후반이지만 60~70대의 현금흐름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려고 해요. 20~30대 분들은 40~50대를 미리 준비한다고 생각하시고 대차대조표의 자산 만들기를 준비하시면 좋겠어요.
‘돈 공부’라고 하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의미하는 건지 모호해요.
‘돈 공부를 한다’는 건 뭘까요?
보통 영화나 소설을 보면 ‘세계관’이라는 말을 쓰더라고요. 결국 작가가 설계한 하나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면서 그 소설이나 영화에 더 빠져들게 되는데요. 우리 삶에 있어서 가장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돈’이라는 것의 메커니즘을 한 번이라도 진정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나?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어요.
보통은 단순히 아껴 쓰고 저축하고, 주식해서 돈 좀 불리고, 집을 사면 된다 정도로 생각하시는데, 사실 돈 공부라는 것은 좀 더 큰 관점에서 ‘돈이 흘러가고 움직이고 불러지는’ 하나의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있다면 돈을 더 잘 다룰 수 있게 될 테니까요. 그래서 책에서도 보면 금리가 뭔지, 인플레이션이 뭔지, 환율이 뭔지 등을 다루었는데 조금 어렵지만 돈이라는 세계관을 받아들인다는 마음으로 읽어보셨으면 해요.
‘내 집 마련’, ‘결혼’, ‘노후준비’는 먼 얘기 같아 큰 동기부여가 안 돼요.
인생 선배로서, 돈을 왜 모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돈이 없었을 때 자존감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돼요. 저는 사회 초년생 때 직장을 옮기는 와중 5개월 정도 잠시 쉰 적이 있었는데요, 1년간 열심히 벌어놓은 알토란같은 돈이 쭉쭉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스스로 크게 위축되는 것을 경험했어요. 남들은 지금도 열심히 일하면서 돈을 벌고 있을 텐데, 내 통장 잔고는 이렇게 줄어만 가고, 나는 오늘도 이렇게 뒤처지는구나. 이러면서 자괴감에 빠지는 거죠. 그때 제 통장에는 상당한 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랑 만날 약속을 정하기 전에 광역버스 왕복비용과 스타벅스 커피 1번 마시는 비용을 계산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깨달았죠. 경제적 자유가 없이는 내가 정상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없구나. 결국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드는 건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요. 마흔 넘어 초라해지고 싶지 않다면 꼭 돈 공부를 하셔야 한다고 감히 말해 봅니다.
아끼고 아껴도 월급 자체가 적습니다.
월세, 교통비, 식비 등 지출 후 저축해도 얼마 안 돼 우울해져요.
어떻게 큰돈을 모을 수 있을까요?
월급 자체가 적다 보니 사실 큰돈을 모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아예 시작도 안하고 포기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은데요. 최근 몇 년 사이에 나타난 가장 큰 긍정적 변화는 금리가 정말 많이 올랐다는 거예요. 몇 년 전만 해도 은행에 가면 1~2% 금리를 줄까 말까 했는데, 이제는 4~5% 정기예금이나 적금이 넘쳐나죠. 스노볼 효과라는 표현이 있는데, 눈덩이 굴리듯 자산이 커질 수 있는 여건으로 바뀐 거예요. 저는 이런 변화를 꼭 놓치지 말고 활용하셔야 한다고 봐요.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5% 금리로 굴리기 시작하면 정말 몇 년 지난 후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능력치를 올리는 것이겠죠.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나만의 기술이나 노하우가 쌓이고 그것을 활용해서 사업을 해볼 수도 있고, 월급을 더 많이 주는 직장으로 스카우트 제안을 받게 되기도 해요. 20~30대에는 일단 이를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올리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자기 계발, 생일선물, 경조사비 등으로 나가는 돈도 아끼고 줄여야 할까요?
그 돈들의 공통점은 사람에게 투자하는 돈이라는 거예요. 저는 쓸데없는 지출은 분명 줄여야겠지만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에게 인색한 사람이 잘 되는 경우는 많지 보지 못한 것 같아요. 미래의 나 자신에 대한 투자가 자기 계발이고, 주변의 사람에 대한 나의 사랑과 관심의 표현이 생일선물이나 경조사 비겠죠. 큰 부담이 안되는 범위에서 정성을 표현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주식으로 손해 본 사람들이 많아 무서워서 적금만 하고 있습니다.
재테크 초보인 제가 할 수 있는 돈 공부는 무엇이 있을까요?
무턱대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회사의 주식을 따라사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에요. 그보다는 자신이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회사를 공부하고 그 회사의 주식을 매수해 보는 게 훨씬 더 좋은 방법이 것 같아요.
제가 아는 친구는 애니메이션 덕후인데요. 한국이나 미국 회사는 잘 모르지만 일본에 상장된 프로덕션과 출판사들을 잘 알고 있어서 그 회사들의 현황을 공부하고 매수했는데 굉장히 성과가 좋았습니다. 물론 운도 따라야 하겠지만,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회사를 전망해 보고 그런 회사의 주식을 사보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결국 그 회사가 잘 될지, 안될지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테니까요.
월급의 몇 %를 저축해야 하는 건가요?
금융감독원에서 만든 과소비 지수라는 것이 있는데요. 간단해요. 소득 대비 얼마나 지출을 하느냐는 건데 보통 50% 정도가 적정하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20~30대에는 한창 자산을 불려나가야 하는 시기라 30~40%를 목표로 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 가족이 생기기도 하고, 부모님이 아프시기도 하고, 여러 가지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는 일들이 많아져서 저축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들이 생기거든요. 소득의 60~70%는 꼭 저축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사님이 알고 있는
부자들의 사소한 습관이 궁금해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이 있는데요.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말이죠. 그런데 제가 관찰한 부자들은 절대 분산투자하지 않더라고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막연하게 잘 모르는 상황에서 자산을 여기저기 분산해놓는 투자는 절대 하지 않고요. 자신이 정확하게 알고 이해하고 있는 분야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컸어요.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스스로 공부해서 이해한 것만 신뢰하는 거죠. 보통 경제학에선 리스크가 커야 리턴도 크다고 이야기하는데, 부자들은 리스크는 리스크라고 생각하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리스크와 리턴이 비대칭적인 경우에만 투자를 하더라고요. 부자들일수록 공부를 많이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돈 공부’ 전과 후,
삶이 어떻게 달라진다고 생각하시나요?
세상을 보는 관점이나 시각 자체가 많이 달라지실 거예요. 저는 직업병인지 모든 것을 돈과 경제 흐름에 연관시켜서 보는 버릇이 있는데, 이게 생활화된 것 같아요. 요새는 밀리의 서재라는 전자책을 구독해서 열심히 보고 있는데, 구독자 증가세는 어떤지, 월 정액 기준으로 매출은 얼마일지, 마케팅 비용 등 제외하면 이익은 얼마나 날지, 앞으로도 좋아질지 스스로 상상을 해봐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출판시장이나 전자책 시장에 대한 견해도 가지게 되고요. 아마 삶이 좀 더 흥미진진하고 즐거워지는 경험을 하게 되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오늘도 열심히 돈을 버는
청년들에게 한 마디 남겨주신다면?
돈을 벌고 모으는 것은 사실, 내 인생을 내가 주도적으로, 행복하게 살기 위함이잖아요? 그 과정을 좀 더 즐기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젊음은 무엇이든 해볼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고,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저는 많이 부럽습니다. 행복하세요!
지루하고 딱딱한 금융 얘기 말고, 진짜 나를 위한 조언과 금융 기초가 절실한 구독사원 10분께 박소연 이사님의 저서 〈딸아, 돈 공부 절대 미루지 마라〉를 보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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