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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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

낡고 오래된 건물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우리나라 역사의 모든 순간과 함께했을 거라는 생각에 일종의 역사책을 보는 것 같기도 하죠.📜 여기 1937년부터 80여 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아파트가 있어요. 한때 드라마 <스위트홈>의 배경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바로,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충정 아파트!🏢 그런데 최근 서울시가 이 아파트를 철거하기로 하면서 영원히 역사 속에 남게 됐다고 해요.

충정 아파트
충정 아파트 / 출처 : 연합뉴스

충정 아파트의 역사🔍

일제강점기, 일본인 도요타 다네마쓰에 의해 지어진 철근 콘크리트 아파트로 당시에는 ‘도요타 아파트’라고 불렸어요. 해방 이후에는 북한군들이 아파트 지하를 인민재판소로 사용하면서 수많은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던 뼈아픈 역사도 남겼고요. 또 ‘트레머 호텔’이라는 미군 전용 호텔로 쓰이기도 했어요. 그러다 전쟁이 끝나고 당시 정부가 전쟁으로 아들 6명을 잃었다는 김병조 씨에게 훈장과 함께 관리권을 주어 ‘코리아나 호텔’로 운영되기도 했었는데요. 알고 보니 모든 것이 거짓말인 사기극이었다고.😟 이후 ‘유림 아파트’로 불리다가 충정로의 지명을 따서 지금의 ‘충정 아파트’로 바뀌게 됐어요.

영원히 역사 속에 남게 된 충정 아파트

이러한 역사가 있기에 2019년, 서울시가 지역 유산을 지키자는 차원에서 충정 아파트를 보존하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충정 아파트는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을 정도로 낡은 상태였다고.😥 D등급은 건물에 결함이 있어 긴급 보수가 필요하고, 지자체에서 건물의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단계예요. 즉, 안전도가 매우 미흡하다는 건데요. 이에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결국 지난 15일, 서울시가 충정 아파트를 철거하기로 했어요. 대신 그 자리에 충정 아파트의 역사적 가치를 알릴 수 있는 공개 공지조성하기로 했고요. 앞으로 무엇을 세울지는 논의할 예정이라고 해요.

* 공개 공지 : 도시에서 시민의 보건이나 안녕을 위하여 일부러 남겨 놓은 일정한 터.

🏢일제강점기 건물, 철거? 보존?

미쓰비시 줄사택
미쓰비시 줄사택 / 출처 : 부평구청 홈페이지

광복 77년이 지난 지금, 충정 아파트처럼 일제강점기 때 지어져 보존하느냐, 철거하느냐 논쟁이 이어지는 건물들이 많다고 해요. 인천 부평구에 있는 미쓰비시 줄사택도 그중 하나인데요. 일제강점기 때, 일본 기업인 미쓰비시 제강 공장에 강제 동원된 노동자들이 살았던 곳으로 주민들이 도시 미관을 해친다며 철거를 요구했었는데요. 우리나라 주거변천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고, 오히려 다크 투어리즘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부 보존하기로 했대요.

* 다크 투어리즘 : 재난 지역이나 비극적 사건이 일어난 곳을 돌며 교훈을 얻는 여행.

지금도 충정 아파트에는 많은 주민이 살고 있다고 하는데요.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낡았지만, 그동안 보존 논쟁으로 재개발도 되지 않아 그 피해가 어마어마했다고 하더라고요.😭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의 보존도 좋지만, 때로는 역사 속에서만 기억해야 하는 것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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